타인의 문장 속에서 희망을 발견하던 이주윤 작가가
자신의 말습관 속에서 스스로 찾아 낸 경쾌한 무기의 언어
어휘력과 언어 감각을 키우는 경험
어휘력과 맞춤법으로 많은 독자들에게 신뢰를 얻은 이주윤 작가는, 이번 책을 통해 보다 생생하고 경쾌한 언어를 제안한다. 실제 삶에서 길어 올린 문장들을 통해 다양한 어휘를 경험하며, 자신만의 긍정적인 언어를 키워나갈 수 있다.
* 세상에서 무기가 되어준 ‘작가의 문장’의 쓰임을 정확하게 이해한다.
『소란한 세상에서 나를 지키는 말습관』은 이주윤 작가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와 짧은 에세이를 통해 문장에 깃든 감정과 상황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그림과 글을 함께 따라가며 자연스럽게 긍정의 언어를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또한 무조건 모든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만을 강조하는 기존의 확언과 달리 유쾌하게 빈정거리고 슬기롭게 상황을 반전시키는 말습관을 통해 독자들에게 통쾌한 반전을 선물한다.
*이해한 작가의 문장 패턴을 나만의 무기로 바꿔서 활용한다.
책 곳곳에 마련된 짧은 미션을 통해, 긍정의 문장을 자신의 상황에 맞는 것으로 만드는 연습을 할 수 있다. 생활 속 작은 실천을 통해 말하는 습관을 바꾸고, 소란한 일상 속에서도 나를 지키는 언어를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책은 작가가 겪었던 수많은 황당하고 소란한 상황을 담은 에세이 속에서 일상에 도움이 될 만한 ‘오늘의 한마디’를 뽑았다. ‘다 잘될 거야’같은 상투적인 응원의 메시지 대신 ‘계속해서 넘어지다 보면 나도 낙법의 달인’과 같은 현실에 맞닿은 문장으로 정리해 작가가 스스로에게 건넸던 위로를 독자들의 말주머니에 슬쩍 찔러 넣어주고 있다.
각 글의 마지막에는 ‘오늘의 미션’도 덧붙여 자신의 하루를 다정히 돌아보게 한다. 주변의 말소리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을 단단하게 지키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펼쳐 보자.
이 책이 필요한 사람들
-힘든 순간, 스스로를 다독이는 언어가 필요했던 사람
-일상의 말습관을 긍정적이고 경쾌하게 바꾸고 싶은 사람
-속상한 마음도 유쾌한 빈정거림으로 상황을 반전시키고 싶은 사람
-일상형 반가사유인처럼, 빠르고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도 단단하고 유연하게 살아가고 싶은 모든 이들
▶ 책 속으로
안 그래도 좁은 마음에 쓰레기 같은 말을 꾹꾹 눌러 담고 있었으니 가슴이 터질 듯 답답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좁은 집을 넓게 쓰려면 물건을 들이지 않아야 하듯 좁은 마음을 넓게 쓰려면 쓸데없는 말도 품고 있어서는 아니 되는 것이었다. 재활용 쓰레기로 가득 찬 봉지를 양손에 쥐고 분리수거장으로 내려갔다. 캔 하나를 깡 소리 나게 버리며 주윤발이여, 안녕. 병 하나를 쨍 소리 나게 버리며 머털이여, 안녕. 플라스틱 한 무더기를 우르르 소리 나게 쏟아 버리며 언짢았던 충고들이여, 모두 안녕. - 34쪽
나는 나에 대해 잘 안다. 그러나 나를 둘러싼 사람들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다. 세상에 같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이 말인즉, 그들과 내가 상호 작용을 하며 만들어 내는 결과는 그야말로 무한하다는 이야기다. 경험의 결과를 지레짐작하여 단정 짓는 교만은 이쯤에서 그만 부리는 것이 좋겠다. 직접 부딪혀 보기 전에는 결코 알 수 없는 것이므로. - 41쪽
이제는 어느 정도 마음이 정리되었지만 이따금 불안이 엄습해 온다. 사랑하는 사람을 다시는 만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낭만에 겨운 근심이 아니라, 이 험난한 사회를 혼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현실적인 걱정 말이다. 그럴 때면 주먹을 불끈 쥐며 다짐한다. 나는 구성원이 나 하나뿐인 가정의 가장이다. ... (중략) 오늘 밤 술잔을 기울일 사람이 간절해 그에게 전화하고 싶기도 하지만…… 응, 안 돼. 세상 어느 미친 가장이 헤어진 애인에게 연락을 해, 하기는. 가정 파탄 낼 일 있어? - 55~56쪽
그럼에도 노인과 나는 보청기와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만큼 다른 세상을 살고 있기에 서로를 온전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이다지도 어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들이 전하고자 하는 무언의 메시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전부일 테다. 보청기를 끼고 있으면 ‘큰 목소리로 인내심을 갖고 말해 주시오’라는 뜻이고, 지팡이를 짚고 있으면 ‘다리가 뜻대로 움직이지 않으니 너무 재촉하지 마시오’라는 말이며, 이마에 주름살이 있으면 ‘살아온 세월만큼 존중 부탁드리오’라는 의미다. - 169쪽
‘사회에서는 뒤에서 흉을 보거나 인사 고과에 반영하고 말지, 대놓고 싫은 소리를 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미운털 박혀 가며 행동을 바로잡아 준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져 보도록 해라.’ 하기야 그 강사가 한 말 중 틀린 건 하나 없다. ...(중략) ...“우웅!” 때마침 진동이 왔다. 수강 후기를 작성해 달라는 주최 측의 문자 메시지였다. 나는 그에게 고마움을 표하려 ‘강사께서 지각을……’로 시작하는 문장을 써 내려갔다. 억하심정을 품었다는 오해는 금물! 귀한 잔소리를 주고받았으니 이것이야말로 상부상조 아닌가. - 199쪽